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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말

판독일이 많이 밀려서 부랴부랴 하고

아이가 잠을 자주는 덕에 식탁에 앉아서 잠깐 스쳐간 생각을 만들어본다.

재작년 병원 짐에서 같이 딸려온 biopsy gun needle 뾰족한 송곳으로도 잘 되지 않는 것이 이녀석 덕분에 해결이 되었고 무척이나 재미있는 결과를 가져왔다.

작업은 아직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빛에 비추는 순간 폴짝폴짝 뛰며 또 즐거웠다. 이것이 바로 요즘 나의 최고의 즐거움이지.


의대는 내게 참 감사한 곳이었다.

해부학을 배울 땐 그저 너무 재밌다는 생각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공부를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었던 거구나.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구나. 세상에 그런 공부를 할 수 있게 허용된 학생이었구나. 감사한 일을 몰랐구나. 그런 생각.

미대를 갔으면 디자인도 제대로 배우고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돌려보고 수만가지 재료들의 물성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을텐데 나 너무 나이 들어 시작하려니 제약이 크다. 했다가도 내가 의사가 되었고 지금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그래서 다른 눈으로 다른 손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어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다시 또 아들러의 점들로 이루어진 선과 connecting the dots, big picture등이 쏟아져 나온다.

나는 나로 한걸음 한걸음을 걸어와서 내가 되는 것.

그 걸음이 그길을 가려고 걸었다기보단 걸어서 길이 되는 것.




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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